행복을 낚는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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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낚시를 한참 좋아할 때 어부가 되는 꿈을 꾸었던 적이 있었다. 물고기를 잡는 행위가 그렇게 즐거웠었다.
지금에 와서 어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본다. 간혹 낚시를 하다 보면 많이 잡는 것이 목표가 될 때가 있는데 잡은 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에 배가 고파서 그런 것은 아니고 그만큼 내가 제대로 훅을 선택했다는 증명이기도 하며(어쩌면 그저 고기들이 배가 고픈 것이었을 수도 있지만) 손맛을 충분히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과연 옳은 방향인가 끊임없이 의심하고 고민하게 되는 문제이다. 어부의 정의가 단순히 많이 잡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바다도 마찬가지이다) 무차별한 포획으로 위험한 수준까지 자원이 고갈 되는 위기에 처해 있다. 무차별한 포획이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오늘을 사는 우리들 대부분은 알고 있다. 그렇다면 낚시를 하는 나는 목표를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가? 해답은 초심에 있지 않을까? 처음 3일 동안 강원도 산골을 헤매다가 잡은 단 한 마리의 산천어. 낚시를 하고 있는 나에게 그때의 첫 산천어 한 마리는 충분한 행복감을 안겨 주었다.
나의 낚시는 행복 추구의 과정이 아닌가 한다. 처음과 같이 행복할 수 있는 행위여야 한다. 그때를 회상해 보면 나를 기다리는 사랑스러운 아내와 예쁜 아기가 있었고, 나를 지원해 주는 어머니가 있었고 같이 기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아버지가 있었다. 많은 물고기를 잡았더라도 나 혼자였다면 과연 그렇게 행복할 수 있었을까?
지금 내가 생각하는 어부라는 직업의 정의는 최종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필요한 만큼의 물고기를 그들의 밥상 위에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행복을 전달해 줄 수 있는 과정에 있는 직업으로 그 행위를 하는 어부가 즐거워야 하며 그렇기 위해서는 초심을 잃지 않고 많은 고민과 학습과 열정이 필요한 직업이다. 내가 진정으로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어획량은 얼마인가? 과한 욕심으로 파괴를 일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혹시 내가 본업으로 삼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잘못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 되돌아 보게 되는 하루이다. - 2014.10.17 Shin Ho Chul
Catu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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