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거지 반가운 손님고기
- 공유 링크 만들기
- 이메일
- 기타 앱
아침 일찍 개운하게 잠이 깨었다. 머리가 맑아 어제 했어야 할 일들을 몇 개 처리하고 나니 어제의 끄리 여울이 생각 난다.
아버지, 어머니와 아침을 먹고 나서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우리는 다시 홍천강의 끄리 여울로 향했다. 어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어 다른 낚시를 시도해 볼 공간도 충분하지 않았지만 오늘 오후에는 왠지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있을 것 같이 않았고 혹시 많은 사람이 있다면 과감하게 자리를 옮길 각오도 되어 있었다.
어제의 낚시가 재미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잡았기 때문이다. 훌치기에도 다른 방법이 없을 때는 그냥 훌치기로 나오는 데로, 입에 물고 나올 때도 그냥 우연인가 하는 마음으로 어차피 나에게 주어진 공간이 굉장히 협소하여 다른 낚시를 시도할 마음조차 갖지 못했다. 그렇게 지루하게 하루가 지나간 것이다.
물고기들을 유혹하는 낚시에 고파 있었다. 스윙잉 님프에 누치가 잠깐 반응 했지만 금새 피라미조차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과감히 포기하고 드라이 훅으로 교체. 물 표면에 간혹 올라와 무언가를 먹는 소수의 끄리를 노려 성공하였다. 이거 비록 마구잡이로 잡히지는 않지만 성공했을 때의 희열이 대단하다. 재미 있다.
오래간 만에 드라이 훅으로 끄리를 잡아 보나 보다. 그리고 지금까지 끄리 최대어 기록을 이 작은 드라이 훅으로 새웠다. 40센티미티의 수컷 끄리. 산란에 지친 배를 채우기 위해 먹이 활동을 하고 있었던 듯 덩치에 비해 큰 반항 없이 순순히 따라 나왔다.
끄리가 산란하는 여울 가상자리로 피라미들도 산란이 한창이다. 어쩐 일인지 끄리 여울에서 싫지 않은 손님고기인 이런 커다란 불거지(수컷 피라미)가 간혹 올라와 준다.
항상 큼직한 물고기를 쫓고 있는 우리는 이 뜨거운 날 햇빛에 하루 종일 달구어졌을 자갈밭에 몸을 통째로 올려 놓는다. - 2016.5.22 Shin Ho Chul
불거지 |
- 공유 링크 만들기
- 이메일
- 기타 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