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날이 밝아오는 새벽에 깊은 산속 계곡을 홀로 걸어 올라 간다. 점점 사람들의 인기척도 사라지고 가끔 보이던 사람들의 흔적 마저도 완전히 사라져 갈때 쯤 작은 두려움을 마주한다.  커다란 공간 속에 홀로 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숲 속에서는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너무 작아 몸을 굽혀 유심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잘 발견 되지 않는 작은 생명체들은 마법과도 같은 초능력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숲속의 요정은 상상이 아닌 실제로 존재 한다. 단, 숲 속의 동화는 평화롭지 않다. 먹고 먹히는 수겁의 먹이사슬 속에서 생존의 역사를 써 내려간다. 그 속에서 살아남은 생명들은 숲속의 요정처럼 반짝이는 순간이 있다.  맑고 찬 공기를 마시고 차가운 계곡물을 거슬러 올라가며 내 안을 향하던 모든 감각은 이제 모두 밖을 향하고 있다. 저 앞에 있는 어두운 나무 그림자에 신경이 쓰이고 발 밑을 빠르게 지나가는 바위틈에도 신경이 쓰인다. 내 눈과 귀는 더욱 민감해지고 작은 움직임과 소리에도 신경이 간다.  모든 생명은 자신만의 길이 있다. 같은 길은 없다. 다른이가 걷고 있는 길이 내가 걸었던 길이라고 착각하고 집착하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꼰대"라고 한다. 다른이에 대한 존중이 빠진 자신의 권위를 위해 도구 삼으려는 행위. 이 또한 나만의 길 위에 놓여진 장애물이라면 과감히 뛰어넘자.  길, 우리는 항상 길 위에 있다. -2022.7.17 Shin Ho Chul   총칭 찐따오씨아(金刀峡)

10월의 열목어

오대산 국립공원에서 만난 야생

일주일간 감기 몸살을 안고서 회사 전시회 대응을 하느라 지칠 때로 지친 몸을 이끌고 토요일 새벽 계곡으로 향한다. 그렇게 아팠던 몸이 언제 아팠냐는 듯이 맑다.

아침 일찍 계곡에 도착해 보니 물은 너무 차갑고 깊은 계곡 속은 아직 햇볕이 닺지 않았다. 맑고 차가운 공기가 가슴 깊은 곳까지 파고든다.

우리나라는 2012년 열목어 포획(낚시 포함)이 금지되었다. 특별한 목적에 의해 해당 지역 환경청에서 허가를 받기 전에는 열목어 낚시를 하면 안 된다.

산천어의 경우 한 번의 실패도 허락하지 않는 반면 열목어는 한 포인트에 여러 번을 넣어야 훅을 향해 돌진해 올 때가 많다. 그리고 혹시 후킹에 실패해도 다음 기회를 주는 경우가 많다. 제목을 10월의 열목어로 했는데 사실 잘 모르겠다. 언젠가는 그들의 비밀스러운 생활을 좀 더 알아가고 싶다는 의지를 담았다. 단풍잎 떨어지는 계속의 곳곳에서는 열목어들이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열심히 먹으며 몸을 키우고 있을 것이다.

오래간만에 단풍 덮인 오대산 국립공원 구석구석을 다니며 상쾌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켰다. 좀 더 자주 야생의 자연을 접하고 싶다고 기도한다. 곳곳에 아름다운 야생을 품고 있는 우리의 자연이 자랑스러운 하루이다. - 2018.10.26 Shin Ho 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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