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어를 찾아서(양양남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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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새벽 차를 달려 정말 오랜만에 양양남대천으로 향한다.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타고 동홍천까지 달려 내려가 소양강을 흘러 소양호로 흘러 들어가는 열목어가 많다는 내린천을 지나고 상류의 진동계곡, 미선계곡을 지나쳐 굽이굽이 돌아 넘어 점심 시간이 다 되어서야 동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양양남대천 영덕호 상류의 백실골에 도착 했다.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남대천 본류에 낚싯대를 드리우며 몸을 풀었다. 물이 맑고 무언가 큼직한 녀석이 금방이라도 튀어 나올 것만 같았지만 훅에 달려드는 것은 한결 같이 갈겨니였다.
백실골 입구에서 잠깐 플라이 줄을 날려보고서는 양양 시내로 차를 돌렸다. 가물어서 물이 많이 줄은 듯 했지만 왠지 기대가 가는 곳이었다. 다음날 오전에 약 2시간 가량 이곳 하류를 탐색 했지만 산천어는 보지 못하고 많은 수의 갈겨니를 확인 했다. 큼직한 산처어가 튀어 올라 올 듯한 포인트는 갈겨니가 지키고 있었다.
남대천 하류의 양양교와 양양대교 사이 구간은 가물어서 그런지 큼직하게 하마 같이 생긴 바위들이 군데군데 등을 드러내고 있었고(가까이 가서 보면 하마가 물에 반쯤 들어가 서 있는 것과 같이 크고 동그랗다) 그 사이에 10미터는 되어 보이는 길다란 낚싯대를 들고 서서 은어 놀림 낚시를 하시는 분들이 보였다. 후에 안 사실인데 이날 30, 40 마리씩 잡으셨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가물었을 때만 그 ‘하마’ 같은 바위 포인트들이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도 알았다. 다음날 새벽 5시 반에 이곳에 들어가 2시간 가량 플라이 줄을 날렸다. 갈겨니와 피라미가 많았다. 물 속 그럴싸한 바위들에는 은어들이 한 자리씩 꿰차고 있을 것이었다.
둘 째날 오전에 처음으로 떡마을 안의 오색천을 1시간 못되게 탐색하였다. 들어간 곳은 갈겨니가 대부분이었다. 옥과 같이 맑았던 계곡물과 깨끗한 자갈들이 기억에 남는다.
이틀 동안 산천어를 찾아 계곡을 헤매고 다녔지만 결국 한 마리도 보지 못했다.
양양 남대천을 이틀간 헤매고 산을 넘어 오는 길에 가족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전에 들렀던 맑은 오색천. 그 곳에서 만난 어린 여자아이는 어머니가 “엄마는?” 이라고 물은 말에 “하늘나라에 가셨어요” 라고 대답했나 보다. 여자아이의 그 말 한마디가 한참 동안이나 가슴 깊이 사무쳐 온다.
나는 지금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계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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