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날이 밝아오는 새벽에 깊은 산속 계곡을 홀로 걸어 올라 간다. 점점 사람들의 인기척도 사라지고 가끔 보이던 사람들의 흔적 마저도 완전히 사라져 갈때 쯤 작은 두려움을 마주한다.  커다란 공간 속에 홀로 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숲 속에서는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너무 작아 몸을 굽혀 유심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잘 발견 되지 않는 작은 생명체들은 마법과도 같은 초능력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숲속의 요정은 상상이 아닌 실제로 존재 한다. 단, 숲 속의 동화는 평화롭지 않다. 먹고 먹히는 수겁의 먹이사슬 속에서 생존의 역사를 써 내려간다. 그 속에서 살아남은 생명들은 숲속의 요정처럼 반짝이는 순간이 있다.  맑고 찬 공기를 마시고 차가운 계곡물을 거슬러 올라가며 내 안을 향하던 모든 감각은 이제 모두 밖을 향하고 있다. 저 앞에 있는 어두운 나무 그림자에 신경이 쓰이고 발 밑을 빠르게 지나가는 바위틈에도 신경이 쓰인다. 내 눈과 귀는 더욱 민감해지고 작은 움직임과 소리에도 신경이 간다.  모든 생명은 자신만의 길이 있다. 같은 길은 없다. 다른이가 걷고 있는 길이 내가 걸었던 길이라고 착각하고 집착하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꼰대"라고 한다. 다른이에 대한 존중이 빠진 자신의 권위를 위해 도구 삼으려는 행위. 이 또한 나만의 길 위에 놓여진 장애물이라면 과감히 뛰어넘자.  길, 우리는 항상 길 위에 있다. -2022.7.17 Shin Ho Chul   총칭 찐따오씨아(金刀峡)

중국 친링산맥 타이핑국립숲공원 계곡 풍경

中国 西安市 鄠邑区 太平国家森林公园

 시안에 오면 반드시 하루(혹은 이틀) 시간을 내서 이곳을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이틀을 쓸 수 있다면 국립공원 매표소 입구 바로 앞에 박태기꽃호텔에서 하루 묵으면 좋을 듯했다. 이곳은 본래 후현(户县)으로 별도의 행정 구역이었으나 2016년에 시안시(西安市)의 한 구역(鄠邑区)으로 포함되었다. 

 이곳 타이핑국립숲공원은 3월말에서 4월 중순 사이에 온 산에 진홍색의 박태기꽃(紫荆花, zi jing hua)이 핀다. 이번에 방문했을 때는 아직 꽃봉오리 상태였고 조금 더 따뜻해지면 활짝 필 것 같았다. 

 이곳에는 소 보다는 거대한 염소같은 하얀색의 야생 소(학명: Budorcas taxicolor, 중국어: 羚牛) 무리가 사는데 산림 감시원의 이야기를 빌리면 예전에는 해발 2400미터의 무지개폭포(彩虹瀑布) 위쪽에서 자주 한 마리씩 다니는 걸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많아지면서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모두 4개의 아종(高黎贡羚牛, 不丹羚牛, 四川羚牛, 秦岭羚牛)이 있다고 한다. 

 친링산맥에만 서식하는 원숭이인 진스호우(金丝猴)도 있는데 이곳 국립공원 내에서는 아직 한 번도 못 보았다고 했다. 대신 미호우(猕猴, 학명: Macaca mulatta)라는 종류의 원숭이는 운이 좋으면 일년에 2~3번 정도 우연히 마주치기도 한다고 했다. 

 이 계곡에 서식하는 어류 종류에 얼마전 소개했던 호가어(虎嘉鱼)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장강(长江) 일부 지류에만 서식하며 布氏哲罗鲑,川陕哲罗鲑라고 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타이만이라고 부르는 물고기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 공원을 가로지르는 타이핑강(太平河)은 허이허(黑河)로 흘러 다시 웨이허(渭河) 최종적으로 황하(黄河)로 흐르기 때문에 본래는 타이만이 없는 곳인데 잘못 소개하였거나 혹은 잘못 방류를 한 것 같았다.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들로 현장의 감동을 다 전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계곡의 다양한 풍경들을 공유해 본다. -2021.3.23 신호철   

타이핑국립숲공원(太平国家森林公园) 매표소





















































































타이만(哲罗鱼)와 열목어(细鳞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