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How? What?
작년 겨울 어느날 저녁에 사람들이 낚시하던 도심속의 호수를 다시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업무가 끝난 늦은 시간 다시가 보았다. 그런데 낚시 금지 표지판이 새워져 있었고 낚시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실망감을 안고 호텔로 향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낚시는 왜 자주 환영 받지 못할까?"
중독성이 강하다.
낚시에 빠져 본 사람은 안다. 그런 사람을 옆에 둔 사람도 안다. 마치 재미있는 컴퓨터 게임처럼 흥미진진한 도박처럼 기회만 주어진다면 밤을 새고도 한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몇박 몇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해보면 그렇게 까지 하기에는 너무 지친다. 체력을 길러야 한다). 그래서 나 자신을 위해서도 그리고 가족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도 중독(?)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도록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민물 낚시도 바다 낚시도 낚시의 특성상(물고기의 먹이 활동 시간이 제한적이고 위치적으로 먼 경우가 많기에) 1박 2일 이상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가 지지를 받고 싶은 주변 사람들에게 왜 낚시를 다니는지, 낚시터에서 무슨 일들이 생겼는지, 충분히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고(물론 대부분은 관심이 없더라도) 직접 보여주고 같이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소통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저분하다.
사실 낚시를 대놓고 이렇게 이야기하면 기분 나쁜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도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실제로 그렇다. 예를들어 우리가 낚시하는 곳에 화장실이 있는 곳이 얼마나 되는가? (그렇다고 우리가 먼곳의 화장실을 찾아 나서나?) 나는 여성 낚시인이 거의 없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담고 앞에 흘린 밑밥을 물로 깨끗이 청소하지만 이것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예의이다.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본다. 나는 이 부분을 일반적인 취미 활동과 달리 낚시가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단점이고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위기는 자주 기회가 된다. 이 문제를 잘 해결 한다면 분명 기회가(여성 낚시 인구도 늘고 낚시에 대한 인식도 좋아지는등의) 될 것이다.
불편하다.
늦은 여름밤 개구리들의 우렁찬 울음소리에 포위되어 흡사 자기들 영역이니 썩 물러가라는 듯한 시위를 받아본적이 있는가? 배고픔에 눈을 반짝이며 먹을 것을 찾아 헤매던 커다란 뱀과 눈이 마주친적이 있는가? 엄청나게 소란스러운 한여름밤의 풀벌레 소리에 밤새 둘러싸여 본적이 있는가? 모기향을 피우고 긴옷을 입었는데도 옷 속으로 파고들며 헌혈(?)을 강요하는 모기들을 만난적이 있는가? 밀어내도 밀어내도 내 옆으로 다가오는 커다란 두꺼비를 상대한적이 있는가? 추위에 벌벌 떨며 찌가 움직여 주기를 몇시간씩 기다려본적 있는가? 그 외에도 나열하지 못한 온갖 어려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낚시를 즐긴다. 그것도 이 세상 누구보다 순수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뭐가 저리 진지하고 무엇이 그리 즐거울까? 낚시는 누군가에 의해 해석된 다큐멘터리나 책속의 자연이 아닌 리얼버라이어티(real variety) 야생이다. 그래서 때론 심지어 치명적이다. 그래서 안전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뜻밖의 낚시 금지라는 표지판에 순간 섭섭한 마음이 들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떤 현상에는 원인이 있고 그러한 현상과 원인은 충분히 생각해 보면 공감되는 부분이 생긴다. 아쉬운 점은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방법이고 수요가 있는 욕구를 어떻게 조화롭게 해소시켜 줄 것인지에 대한 난이도 있는 고민은 잘 보이지 않기에 섭섭함이 있다.
"나는 왜 낚시를 다닐까? 나는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낚시를 대하고 있나? 나는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들을 하고 있을까? " 이러한 물음에 진지하게 다시한번 고민하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读万卷书 行万里路 写万卷书 -2021.7.16 신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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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 도심속을 흐르는 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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