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날이 밝아오는 새벽에 깊은 산속 계곡을 홀로 걸어 올라 간다. 점점 사람들의 인기척도 사라지고 가끔 보이던 사람들의 흔적 마저도 완전히 사라져 갈때 쯤 작은 두려움을 마주한다.  커다란 공간 속에 홀로 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숲 속에서는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너무 작아 몸을 굽혀 유심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잘 발견 되지 않는 작은 생명체들은 마법과도 같은 초능력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숲속의 요정은 상상이 아닌 실제로 존재 한다. 단, 숲 속의 동화는 평화롭지 않다. 먹고 먹히는 수겁의 먹이사슬 속에서 생존의 역사를 써 내려간다. 그 속에서 살아남은 생명들은 숲속의 요정처럼 반짝이는 순간이 있다.  맑고 찬 공기를 마시고 차가운 계곡물을 거슬러 올라가며 내 안을 향하던 모든 감각은 이제 모두 밖을 향하고 있다. 저 앞에 있는 어두운 나무 그림자에 신경이 쓰이고 발 밑을 빠르게 지나가는 바위틈에도 신경이 쓰인다. 내 눈과 귀는 더욱 민감해지고 작은 움직임과 소리에도 신경이 간다.  모든 생명은 자신만의 길이 있다. 같은 길은 없다. 다른이가 걷고 있는 길이 내가 걸었던 길이라고 착각하고 집착하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꼰대"라고 한다. 다른이에 대한 존중이 빠진 자신의 권위를 위해 도구 삼으려는 행위. 이 또한 나만의 길 위에 놓여진 장애물이라면 과감히 뛰어넘자.  길, 우리는 항상 길 위에 있다. -2022.7.17 Shin Ho Chul   총칭 찐따오씨아(金刀峡)

코로나 시대에 중국 입국

격리

한국은 위드 코로나 이후 하루 감염자가 7000명씩 나오고 있다. 

지난 수요일 새벽 6시에 인천공항에 도착. 코로나 PCR검사와 혈청 검사 음성 결과표를 들고서 자신 있게 티켓팅을 하러갔다(혈청 검사는 항체가 있는지 검사하는 것인데 이때 하는 혈청 검사는 코로나에 감염되었던 이력이 있는지 검사하는 것이고 백신에 의해 항체가 생겼는지 확인하는 검사는 따로 있다 - 의사한테 그 동안 궁금 했던 것들을 이것저것 물어 알게 되었다, 물론 의사는 내가 너무 많은 걸 물어본다고 짜증을 냈다). 

뭔가 불길했다. 이것저것 안내에 따라 등록하고 지나 가려는데 그린카드인가 하는 것을 보여 달라고 한다. 나는 처음 들었다. 알고보니 검사결과표를 받은 당일(그러니까 최소 하루 전에 등록하고 중국대사관의 심사를 받아야하는) 신청했어야함을 알았다. 먼저 출국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그래 인생을 너무 친절하게 살 필요는 없다). 대사관 직원들이 출근했을 것 같지 않은 새벽시간, 운 좋게 심사가 완료되어 아슬아슬하게 비행기를 탔다. 이미 격어 본적이 있는 상황이라 혹시 비행기를 못타면 몇일 더 있다가 갈 심보였다. 

지금은 광저우의 어느 격리소에서 격리 4일째를 맞이하고 있다. 21일을 격리해야 한다고 오후에 통보 받았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방문을 나갈 수 없다. 둘째날인가 문득 깨달았다. 이렇게 좁은 공간에 갇혀있어 본 적이 없었다는 걸. 가지고 온 몇권 안되는 책 중 황대권님의 [야생초 편지]가 있는데 여기서는 이상하게 읽히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문득 내가 너무 멍청한게 아닐까 의심이 드는때가 있는데 이때가 그랬다. 

평일에는 이것저것 바쁜 업무에 시간이 빨리 흘러 가는데 모두가 쉬는 조용한 주말에 이곳은 너무나 적막하다. 월요일 아침이 기다려 지기는 정말 오랜만이다. 바쁨의 스트레스가 있다면 안바쁨의 스트레스도 있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5개의 가나 초콜릿과 2개의 짜파게티를 해치워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가 있다. - 2021.12.12 Shin Ho Chul 

Health Station
중국 광저우성 동관(东莞) Health Station 창밖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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