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경험
묵고 있는 중국 총칭 지앙베이취(江北区) 위주이젼(鱼嘴镇)에서 창지앙(长江) 지류인 위린허(御临河)를 따라 상류로(북쪽으로) 30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통징젼(统景镇)에 도착.
통징젼(统景镇) 시내에서 차를 내려 플라이피싱을 할 만한 곳을 찾아 위린허(御临河) 상류로 1시간 이상을 걸었으나 식수보호구역으로 보호되고 있었고 플라이낚시를 할 만한 곳도 보이지 않았다. 지도에 표시된 지류들은 겨우 물이 흐르는 정도의 작은 개울들 이었다.
다시 통징젼(统景镇) 시내로 걸어 내려와 상류가 온천 명소로 개발되어 있지만 그나마 수량이 꽤 되는 지류 원탕허(温塘河)를 따라 올라가 보았다. 온천까지 시내에서 3킬로미터 거리인데 강에 큰 바위나 돌이 거의 없고 마을에서 오리등을 풀어 기르고 있어 역시나 낚시를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시간도 많이 남고 그래도 여기까지 온 김에 해당 지류를 끝까지 올라가 볼까 하는 마음에 통징온천(统景温泉) 정문을 통과해 계속 상류로 올라가 보았으나 마지막은 고급 숙박 시설들로 막혀 더 이상 올라가는 길이 없었다. 옆에 보이는 계곡을 타고도 올라갈 수 없게 막아 두었다(나중에 내려오면서 자세히 보니 온천 정문 왼쪽으로 상류 마을로 연결되는 길이 있었다).
서문이 너무 길었는데 돌아 내려오는 길에 카약(Kayak、皮船) 이라고 쓰여 있는 곳이 보여서 혹시 카약으로 상류까지 가볼수 있을까 해서 안내소에 문의 했더니 왕복 2시간 반 코스라고 했다. 크게 망설이지 않고 표를 사고(CNY 120) 카약에 올라탔다. 이상하게 사람이 없고 조용해 강에 카약을 타고 있는 사람이 있냐고 물어 보았는데 대충 2명쯤 있다고 답변한다.
물에 손을 담가보니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라 그런지 차가웠다. 어색하게 노를 저으며 천천히 상류로 올라간다. 곧 사람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고 깊고 투명한 강과 물 표면을 미끄러지듯 조용이 물을 가르는 카약 소리와 노가 물을 첨벙이는 소리 그리고 강 옆의 조용한 숲 사이로 나만 남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분위기에 약간의 두려움과 함께 굉장한 흥분감을 느꼈다(사전 조사가 전혀 없었기에 남들은 체험을 하는데 나은 모험을 했다. 나에게는 바로 앞을 예상 할 수 없는 위험천만한 모험으로 느껴졌다. 물 속에서 악어 혹은 비슷한 놈들이 튀어 나올 것만 같았고 유난히 굵고 높아 컴컴한 대나무 숲에서는 호랑이가 튀어나와 시커먼 모래사장에서 크게 두어번 뜀박질하고 내 카약쪽으로 다이빙해 올 것 같은 분위기로 느꼈다).
계곡 양 옆으로는 대나무 숲이 울창했고 자주 웅장한 절벽들이 나타났고 어느 순간 야생 원숭이 때가 어마어마 하게 높은 절벽을 타고 다니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졌다. 물가에서 평화롭게 물을 마시는 원숭이들도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야생 원숭이들에게 매일 먹이를 주는 곳이 있어 원숭이들이 사람을 심하게 경계 하지는 않았는데(이걸 아무도 나에게 미리 알려 주지 않았다) 그래도 가까이 오지는 않았다(아니 가까이 오지 않기를 기도했다). 웅장한 절벽을 삼삼오오 짝을지어 타오르고 절벽에 위태롭게 자라는 나무 위로 겁없이 뛰어 내리는 원숭이들의 자연 그대로의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이곳에 있는 야생 원숭이는 미호우(猕猴, Macaca mulatta)라는 종류라고 한다. 나중에 하류로 내려오는 중 우연히 물 위에서 마주친 배를 저어 내려가던 이곳의 원숭이 관리인과 같이 하류로 이동하며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해당 원숭이 무리가 총 100마리 정도가 되고 가장 나이가 많은 원숭이는 14살인 암컷 원숭이라고 했다.
나중에 인터넷에서 찾으니 이곳은 백마리의 원숭이가 강을 건너는 장면(百猴过江)으로 유명한 곳이었다(혼자 상류로 가며 물가의 원숭이들을 지나갈때 나는 내가 물 위에 있으니 안전할 거라 생각했었던 것이 생각났다). 원숭이들은 하나하나 성격이 다 다른데 그 중 단 한마리가 특이하게 사람에게 안겨 사진 찍는 것을 허용해서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 한다고 했다. 어르신은 이곳에서 나고 자라신 분이었는데 18년 동안 이곳 원숭이들을 보살피고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먼저 자극하지만 않으면 사람에게 달려드는 경우는 없다고 하셔서 어떤게 자극하는 행동인지 물었는데 잠시 생각하시는 것 같더니 다른 이야기로 대화를 바꾸셨다.
카약으로 갈수 있는 강의 최상류에는 작은 마을이 있었다. 강 주변으로는 방울을 목에 차고 멀리서도 들릴듯한 딸랑 거리는 소리를 내며 열심히 풀을 뜯는 염소 무리와 평화롭게 풀을 뜯는 황소가 보였다. 한시간 반쯤을 상류로 가다가 뱃머리를 하류로 돌려 좀 더 여유롭게 풍경을 감상하며 내려왔다.
플라이피싱 할만한 계곡을 찾아 헤매이다가 전혀 뜻밖의 경험을 선물 받은 하루. 중경은 지금 3월초가 덥지도 춥지도 않으며 밤과 낮 가온차도 크지 않고 모기나 벌레도 없을때라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2022.3.6 Shin Ho 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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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총칭(重庆) 통징(统景镇) 원탕허(温塘河)의 야생 미호우(猕猴) 원숭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