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날이 밝아오는 새벽에 깊은 산속 계곡을 홀로 걸어 올라 간다. 점점 사람들의 인기척도 사라지고 가끔 보이던 사람들의 흔적 마저도 완전히 사라져 갈때 쯤 작은 두려움을 마주한다.  커다란 공간 속에 홀로 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숲 속에서는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너무 작아 몸을 굽혀 유심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잘 발견 되지 않는 작은 생명체들은 마법과도 같은 초능력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숲속의 요정은 상상이 아닌 실제로 존재 한다. 단, 숲 속의 동화는 평화롭지 않다. 먹고 먹히는 수겁의 먹이사슬 속에서 생존의 역사를 써 내려간다. 그 속에서 살아남은 생명들은 숲속의 요정처럼 반짝이는 순간이 있다.  맑고 찬 공기를 마시고 차가운 계곡물을 거슬러 올라가며 내 안을 향하던 모든 감각은 이제 모두 밖을 향하고 있다. 저 앞에 있는 어두운 나무 그림자에 신경이 쓰이고 발 밑을 빠르게 지나가는 바위틈에도 신경이 쓰인다. 내 눈과 귀는 더욱 민감해지고 작은 움직임과 소리에도 신경이 간다.  모든 생명은 자신만의 길이 있다. 같은 길은 없다. 다른이가 걷고 있는 길이 내가 걸었던 길이라고 착각하고 집착하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꼰대"라고 한다. 다른이에 대한 존중이 빠진 자신의 권위를 위해 도구 삼으려는 행위. 이 또한 나만의 길 위에 놓여진 장애물이라면 과감히 뛰어넘자.  길, 우리는 항상 길 위에 있다. -2022.7.17 Shin Ho Chul   총칭 찐따오씨아(金刀峡)

물잠자리의 특이한 산란행동

8월 북경의 바이허완(白河湾) 물가에 가면 수십마리가 모여 앉아 있다가 사람이 다가가면 흡사 나비 같이 날아 오르는 아이 손바닥 만한 물잠자리(중국어: 日本色蟌, 학명: Calopteryx japonica Selys, 1869)들을 만날 수 있다. 

나는 모습이 다른 잠자리들 처럼 민첩하지 못하지만 막상 손으로 잡으려 하면 잘 잡히지 않는다. 보이는 각도에 따라 청녹색의 금속 광택을 띄는 몸체와 꼬리, 날개가 인상적이다. 햇빛 아래 보다는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를 더 좋아하는 듯 하다. 간혹 나무 그늘 아래 풀숲에 수십마리가 앉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이 다가가면 날아 올랐다가 오래 날지 않고 금방 다시 내려 앉는다. 
  
근처 강가에 가면 물속에서 흔들리는 수초에 크기가 같은 두쌍의 검은 날개를 접고 죽은 듯 매달려 있는 암컷 물잠자리를볼 수 있다. 꽤 오랜시간 물속에 잠겨서 나오지 않는데 자세히 보면 수초 줄기에 알을 낳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꼬리를 관찰 할 수 있다. 이렇게 알을 낳는 암컷의 날게 끝에는 수컷과 구분되는 하얀 무늬가 있다. 

이렇게 산란한 알은 1주일 후에 부화하고 유충으로 첫 겨울을 나고 2번째 겨울을 지나 늦은 봄에 우화 한다고 되어 있다. 약 20개월을 물속에서 유충으로 지내는 것이다. 

물가에서 암수가 짝짓기 비행을 할때 수컷의 날개 위쪽(앉아 있을때는 날개를 접고 있는데 접었을때 안쪽이라 날개를 펴지 않으면 안보인다) 몸통과 가까운쪽의 화려한 청록색 금속 광택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요정에게 날개가 있다면 이보다 아름답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2022.8.6 Shin Ho Chul   

물잠자리
물잠자리(중국어: 日本色蟌, 학명: Calopteryx japonica Selys, 1869)